아미타파

[스크랩] 미리 보는 『원인론』/ 인간세계의 근본을 밝히다

우담(雨潭) 2013. 9. 20. 21:17

 

인간세계의 근본을 밝히다

 

『원인론』종밀 지음.「발미록」정원 지음

정목 번역 ‧ 해설

 

 

들어가는 말

『원인론』

인간세계의 근본을 밝힌 논서

 

 

 

불법의 바다는 깊고 넓어 단박에 헤아리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바다가 우리들의 인식을 초월하는 저 먼 곳에 있다면 어떻게 일체중생이 제도되고, 또 스스로 부처를 이루겠다고 발심하겠는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부처님께서 “일체중생을 안락하게 하리라”고 선언하시고, ‘범부가 부처되는 법’을 분명하게 보이신 것은 우리들의 인식을 초월하지 않는 보편적인 진리를 말씀하신 까닭일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은 신념으로 오랫동안 불법을 탐구한 끝에, 조사의 은혜에 힘입어 누구든지 불법의 바다에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두 가지 묘한 문을 보았다. 하나는 소승으로부터 대승에 이르는 수많은 경전을 내용별로 분류하여 그 뜻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보인 ‘교상판석’을 이해하는 것이다. 둘은 부처님의 지혜 및 세계관과 인생관, 즉 믿고 알아서, 행하고 성취해야 할 것을 바로 보인 ‘신행체계’에 따라, 수행문을 선택하여 정진하는 것이다. 후자는 『일심정토 염불수행』에서 자세하게 밝혀 두었다. 이제 교상판석 가운데 가장 후대에 저술되었으며, 그 내용이 뛰어난 『원인론原人論』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교상판석敎相判釋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불교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성취하신 지혜로써 세계와 인간의 실상을 밝히고, 일체중생이 괴로움을 멀리하고 다 함께 안락을 얻는 도를 보이신 가르침이다. 그것이 곧 부처님의 네 가지 지혜요, 연기의 세계관이며, 신행체계다. 가장 발전된 대승불교는 모든 교법을 ‘일체경계 본래일심’으로 회통하고 부처님의 지혜인 성소작지成所作智 ․ 묘관찰지妙觀察智 ․ 평등성지平等性智 ․ 대원경지大圓鏡智를 진실로 믿고, 발심하여 실천하는 신행체계를 닦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위로는 더 높은 지혜를 구하고 아래로는 널리 중생을 교화하며〔上求菩提下化衆生〕 더 나아가 일심의 근원으로 돌아가 일체중생의 본성이 동일함을 증득하고 대비심을 구현하는 것으로〔歸一心源 同體大悲〕인생관을 삼도록 하였다. 결국 불교는 만법을 통괄하여 일심을 밝히고〔統萬法 明一心〕일심의 근원으로 돌아가, 자연히 일체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삶을 최상의 가치로 삼는다. 우리가 구하는 지혜와 복덕은 이러한 이치를 알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늘어난다.

그러하지만 중생들의 근기와 희망과 성품과 삶의 모습이 다양하니, 불법을 받아들이는 차원도 다르다. 이러한 까닭에 부처님께서 대승의 법만 보이면 믿음을 일으키지 못하고 물러날까 염려하여 차원이 다른 교법을 말씀하신 것이다. 예를 들면, 교법을 베푸신 당시의 시대상과 근기에 맞추어 말씀하셨고〔時機相應의 法〕동일한 법일지라도 근기가 다른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차원을 달리하여 말씀하셨으며〔對機說法〕 법에 대하여 의혹하고 집착하는 병에 따라 처방전을 다르게 말씀하신 것〔應病與藥의 法〕 등이다. 이러한 가르침으로 인해 불교는 소승으로부터 대승에 이르기까지 경전의 내용이 획일적이지 않고, 분량은 팔만사천법문이라 부를 정도로 많아지게 되었다. 이에 조사들은 부처님께서 일생 동안 펴 보이신 가르침을 모아서, 말씀하신 시기 및 교리의 내용에 따라 분류하고, 그 교법의 근본과 뜻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설하였으니, 이를 ‘교상판석敎相判釋’이라 부른다.

 

교상판석은 대개 600년대부터 800년대까지 약 200여 년간 시도되었는데 그 종류가 많다. 법상종과 삼론종의 삼시교, 천태종의 오시교, 화엄종의 오교, 정토교의 이교 등이 있으며, 원효도 사교(삼승통교 ․ 삼승별교 ․ 일승분교 ․ 일승만교)로 분류하여 해설하였다. 이처럼 다양하게 보인 교상판석은 본래의 뜻과 달리 각 종파가 의지하는 근본경전의 우위를 주장하는 뜻도 담겨 있어서 서로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같이 종파가 난립하고 자신이 선택한 근본경전과 수행문만이 최상이라고 주장하는 혼란한 시대에는 빼어난 조사의 논서에 의지하여 바른 길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여기서 보이는『원인론原人論』은 화엄종의 제5조이며, 선교일치禪敎一致를 주창한 규봉종밀(圭峰宗密 : 780~841. 당나라)의 저술이다. 제명은 ‘인간세계의 근본을 밝힌 논서’라는 뜻이다. 논주의 사상적 기반을 들어 일명 『화엄경 원인론』이라고도 부른다. 이 「논」의 교상판석은 모든 교법을 망라하였을 뿐만 아니라, 옛것의 단점을 보완하여, 어느 교법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논설하였으니, 팔만대장경의 축소판이라고 부를만하다. 그러나 그 내용이 간략하고 뜻이 어려워 일반대중이 보기에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선사가 입적한 지 233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정원(淨源 : 1011~1088. 북송) 법사가 민중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법사가 10여 년 동안 선사의 사상을 탐구하고, 대승경론에 의거하여 「발미록發微錄」이라는 이름으로 해설을 붙여 세상에 널리 보급한 것이다. 이로써 부처님과 조사의 지혜광명이 밝게 비추니 처처에 중생의 미혹과 집착이 단박에 소멸되었다.

 

이 「논」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먼저는 유교와 도교의 교법을 요약하여 그 근본을 밝히고, 미혹함과 집착함을 비판하여 물리쳤다. 다음은 불교의 교법을 인천교, 소승교, 대승법상교, 대승파상교, 일승현성교로 분류하고, 그 교법의 내용과 근본(法)을 밝힌 뒤에, 치우침과 얕음과 깊음을 분별하였다. 또한 선문의 삼종과 교문의 삼교를 비교하여 선문과 교문이 지향하는 정점은 동일함을 밝혔다. 끝으로 인간세계의 근본인 일심을 밝혀서, 모든 교법을 모아 일심으로 통하도록 하였다. 만법의 근본을 궁구하며 도를 배우는 모든 부류들은 얕은 것을 버리고 깊은 곳으로 향하여 다 함께 일심을 알고, 일심의 근원(眞心)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이 「논」은 일체중생을 포섭하여 다 함께 일심의 바다에 들어가 삼신三身의 지혜를 성취할 수 있도록 인도한 회통불교會通佛敎의 모범이다. 누구든지 배우고 익히면 모든 교법이 일심의 바다로 통하는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수행문이 지향해야 할 곳을 바르고 선명하게 가리킨 이정표이니, 길을 잃고 방황하는 불자들은 나아갈 방향과 목적지를 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먼저 중요한 교상판석들의 개요를 보였다. 『원인론』은 원문을 실어서 번역하였으며, 논주의 글과 해설문을 구별하기 쉽도록 이색二色을 사용하였다. 정원법사가 해설한「발미록發微錄」은 원문을 번역하여 옮기고, 중요한 글은 원문을 실었으며, 각 장마다 요점을 정리하여 보였다. 여기서 수승한 근기는 이 「논」의 뜻을 단박에 깨달아 얕은 것을 버리고, 성품을 바로 보인 깊은 교법에 의지하여 원대한 일심의 바다로 향하여 물러나지 않고 정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초심자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문단 끝에 해설을 덧붙였으니, 이것은 다 함께 불교의 진실한 뜻을 탐구하고, 서로가 화합하여 소통하고 경책하며, 창조적인 불교를 모색해 보자는 뜻이다. 책의 말미에는 「논」의 원문을 현재 통용하는 한문의 간자체로 실어 실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원인론』 모든 교법을 모아 일심으로 통하게 하였으니, 해설의 근간도 역시 일심과 일심정토사상이다. 그것은 곧 “일체경계는 본래일심이다. 일심을 미혹하여 모든 물결을 일으키고 육도에 유전한다. 육도의 물결을 일으키지만 일심의 바다를 벗어나지 않는다. 일심을 믿고 알아 일심으로 향해 가고, 일심의 근원으로 돌아가 동체대비를 구현하여, 일심정토를 이루는 것이 불교의 진실한 뜻이다”고 말하는 것이다.

‘일체경계 본래일심! 일심을 미혹하여 모든 물결을 일으키고 육도에 유전한다’ 이 말씀은 부처님이 전하신 팔만대장경의 핵심이요, 천년의 역사가 증명하는 조사들의 정신이다. 불교를 가장 불교답고 위대하게 표현한 진리이다. 이제 우리는 부처님과 조사의 은혜를 저버리지 않고 모든 교법과 모든 수행문과 일체중생이 일심의 바다로 향하도록 전법하고 정진해야 한다. 우리들이 지향하는 일심정토는 ‘일체경계 본래일심의 지혜와 성소작지成所作智를 믿고, 자비광명(정토의 경계)에 의지하여 감득하는 아미타불의 국토’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일체가 아미타불의 화신’임을 증명하고, 일마다 행마다 ‘모든 인연에 감사하고 보은하는 삶’으로 보리심을 꽃피우며, 이 땅에 일심정토를 밝히는 주인이 되기를 바란다.

 

불기 2557(2013)년 하안거 해제일

양산 오룡골 정토원에서

정목正牧 삼가 씀

 

 

차례

 

들어가는 말 5

 

제1장 교상판석

1. 삼시교 18

2. 천태종의 오시교 21

3. 화엄종의 오교 23

4. 정토문의 이교 26

5. 일심정토교 29

6. 『원인론』의 오교 33

 

제2장 원인론과 발미록의 서문

1. 『원인론』에 대한 서문 36

2. 「발미록」에 대한 서문 46

 

제3장 『원인론』 해설

서문 50

본론 80

제1편 미혹함과 집착함을 물리침

유교와 도교

1. 유교와 도교의 교리 84

2. 유교와 도교의 근본 90

3. 유교와 도교 비판 93

제2편 치우침과 얕음을 물리침

제1 인천교

1. 인천교의 교리 140

2. 인천교의 근본과 비판 154

제2 소승교

1. 소승교의 교리 166

2. 소승교의 근본과 비판 186

 

※ 세계의 성주괴공

1. 공겁으로부터 세계가 형성되다 192

2. 인간이 출현하다 195

3. 논주의 뜻 198

제3 대승법상교

1. 대승법상교의 교리 205

2. 대승법상교의 근본 217

제4 대승파상교

1. 대승파상교의 교리 219

2. 대승법상교 비판 224

3. 대승파상교의 근본과 비판 230

4. 사교에 대한 결론 236

제3편 진실한 근원을 바로 밝힘

제5 일승현성교

1. 현성교의 교리 241

2. 교화의 인연 251

3. 논주의 논평 260

제4편 근본과 지엽을 회통함

1. 모아서 통하게 하는 뜻 269

2. 진실하고 신령한 성품 273

3. 대승파상교를 회통함 278

4. 대승법상교를 회통함 283

5. 소승교를 회통함 289

6. 인천교를 회통함 293

7. 유교와 도교를 회통함 298

원인론의 결론 324

 

번역과 해설을 마치면서 331

부록 : 『원인론』 전문 (간자체)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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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선비 김득신은 책을 많이 읽기로 이름난 분인데,

1만번을 읽은 책이 36권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 36권은 어떤 책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불교사에 천년의 역사가 증명하는 조사의 논서는 1만번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물론 많이 읽어서 자기화 할 것을 권하는 상징의 의미로 말한 것이지만

그러한 노력이 없이는 불교가 일반지식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본인이 열람한 경론 가운데 불교의 전체 교리를 가장 간단 명료하게 밝힌 저술은

『원인론』을 뛰어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한 시대에 중국 대륙을 뒤덮었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서문부터 읽고 또 읽어서 모든 의혹이 해소되기를 바랍니다. 

좋은 책일수록 서문이 전체 내용을 함축하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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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하는 말씀

 

 책은 양장본으로 훌륭하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책값은 2만원입니다. 

10월 3일에 동참하시는 분은 1권은 무료로 드립니다. 

1권 이상은 1만원만 받습니다. 

참석하지 못한 정토회원 분께는 모두 보내드립니다.

이 모든 일은 여러분의 은혜로 이루지는 것이고 

저는 또 은혜에 감사하고 보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아미타파 회원의 모임은 여타의 법회들과 다른

형제자매의 모임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니 오실 때는 자긍심과 기쁜 마음만 가득 안고 오시기 바랍니다.

 

교정봐 주시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감사드립니다.

1년 전부터 기다리시며 성원해 주신 분들께 말로 다할 수 없이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출처 : 아미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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