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교 상 판 석
1. 삼시교
교상판석敎相判釋 가운데 삼시교三時敎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법상종法相宗에서 분류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삼론종三論宗에서 분류한 것이다. 법상종은 『해심밀경』을 근본 경전으로 삼는데, 만법을 오위백법(심법, 색법, 심소유법, 불상응행법, 무위법인 5위를 100법으로 분류)으로 분류하고, 이 모두가 오직 아뢰야식이 변하여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하는 종파이다.
법상종의 삼시법륜三時法輪은 멀리는 미륵彌勒과 무착無著을 계승하고 가까이는 호법護法과 난타難陀의 가르침을 받은 계현(戒賢 6~7세기. 인도)논사가 세운 것이다. ➀ 제1 사제법륜四諦法輪은 유교有敎이며, 『아함부』의 경전이 여기에 속한다. ➁ 제2 무상법륜無相法輪은 공교空敎이며, 모든 『반야부』의 경전이 여기에 속한다. ➂ 제3 요의대승了義大乘은 중도교中道敎이며, 『해심밀경』이 대표적인 경전이다.
▶ 원측은『불설반야바라밀다심경찬』에서 말하기를, “바라나국 시록림에서 비로소 생사와 열반의 인과를 열어 보이셨으니, 이것이 곧 제1 사제법륜(四諦法輪 : 아함경)이며, 능히 아집(我執)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미 소승의 법에 들어온 자를 다시 대승에 나아가도록 하기 위하여 취봉산 등의 16회 가운데 여러『반야경』을 설하시니, 이것이 제2 무상법륜(無相法輪)이다. 이로 말미암아 유(有)의 성질인 법집(法執)은 점차로 끊어졌으나, 공에 대한 집착까지 버리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때문에 제3 연화장세계 등의 정토와 예토 가운데서『해심밀경』등의 요의대승(了義大乘)을 설하여, 공(空)과 유(有)의 두 가지 도리를 갖추어 나타내어, 유무의 두 가지 치우친 집착을 쌍으로 제거하신 것이다. 이것이 곧 교설이 일어나게 된 인연이다”고 하였다.
삼론종은 용수(Nāgārjuna:150~250경. 인도)의『중론中論』『십이문론十二門論』과 그의 제자 데바(Āryadeva:170~270경)의 『백론百論』을 근본교법으로 삼는데, 공통적으로 일체의 법이 공함을 설한 가르침이므로 공종空宗이라고도 부른다. 삼론종의 삼시교三時敎는 멀리는 문수文殊와 용수龍樹를 계승하고, 가까이는 청목靑目과 청변淸辨의 가르침을 받은 지광智光 논사가 세웠다. ➀ 초시교는 소승의 교법이며, 심경구유心境俱有라고 하니, 마음과 경계가 함께 실재한다는 교법이다. ➁ 2시교는 대승법상大乘法相의 교법이며, 경공심유境空心有라고 하니, 경계는 공하고 오직 마음만 실재한다는 교법이다. ➂ 3시교는 대승무상大乘無相의 교법이며, 심경구공心境俱空이라고 하니, 마음과 경계가 함께 공하다는 교법이다.
▶ 지광(智光) : 현장(玄奘 : 602~664)이 유학하던(629년 3월 8일~645년 1월) 당시에 학승이었다고 전한다. 이 무렵부터 교상판석이 시작되었다. 현장은 17년 동안 두루 돌아다니며 보고 들은 나라가 130여 나라이며, 모시고 온 불사리(佛舍利)가 150립(粒), 불상(佛像)이 8구(軀)였다. 또한, 가지고 온 대승과 소승의 경ㆍ율ㆍ논 520질 657부(部)는 홍복사에 모시고 번역에 종사하였는데, 『대반야경』 등 75부 1,335권을 번역 완성하였다.
2. 천태종의 오시교
천태종의 오시교五時敎는 천태지의(天台智顗 : 538~597. 隋)가 세웠으며 ➀ 화엄시華嚴時 ➁ 아함시阿含時 ➂ 방등시方等時 ➃ 반야시般若時 ➄ 법화열반시法華涅槃時로 분류하여 해설한 것이다.
고려 말 정토문의 조사 운묵무기(雲默無寄 : 고려 천태종 스님)는 선문과 교문에 대하여 말하기를, “선禪을 숭상하는 자는 ‘선은 교외별전敎外別傳이므로 수승한 법이라서 경전과 교문敎門을 아예 비평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교문의 가르침 가운데도 오로지 마음의 요체를 보여 주는 것이 있는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대개 일찍이 경을 보지 않은 허물이다. 마음과 교敎는 둘이 아니다. 교외별전은 어떤 마음인가? 만약 세존이 꽃을 들어 보인 것을 별전이라고 한다면, 이것 역시 교를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달마가 혜가에게 ‘마음을 가져오라’ 하여 주객이 편안해지고, 또한 『혈맥론』‧『관심론』 등의 논을 보이게 되는데, 이것은 교가 아닌가? 하물며 육조 혜능선사가 『금강경』을 듣고 깨달음을 얻어 크게 종풍을 날렸는데 어찌 교외별전이라고 말하는가!”라고 하였다.
또 오시교에 대하여 말하기를, “『법화경』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비로소 도량에 앉아 나무를 관하고 거닐면서 삼칠일 가운데 이와 같은 일을 사유하였다. 초칠일에는 내가 얻은 지혜는 미묘하고 최상이라고 사유하였다. 이칠일에는 내가 스스로 사유하는 것은 다만 불승佛乘을 찬탄하는 것이라고 사유하였다. 삼칠일에는 과거 부처님이 행하신 방편력方便力을 깊이 생각하고 나도 지금 성취한 깨달음으로 응당히 삼승三乘의 법을 설할 것이라고 사유하였다’고 하셨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사유하시기를 마치고〔三七思惟 華嚴時〕 녹야원에 나아가 12년 중에 『사아함경』을 말씀하시고〔阿含時〕 8년 동안 방등의 여러 경을 말씀하시고〔方等時〕 21년 동안은 여러 부의 『반야경』을 말씀하시고〔般若時〕8년간은 『법화경』『열반경』을 말씀하시어〔法華涅槃時〕인연 있는 중생들을 모두 제도하시어 능히 일을 마치시니, 80세에 달하시어 열반에 드시었다”고 하였다.
▶ 운묵무기(雲默無寄) : 고려 천태종 스님으로 승가의 세력화, 귀족화, 선불교와 그들의 행위에 대하여 비판하고, 사사의 은혜가 막중함과 정토염불법의 실천을 강조하였다. 1328년『석가여래행적송(釋迦如來行積頌)』을 지음.
3. 화엄종의 오교
화엄종의 오교五敎는 현수법장(賢首法藏 : 643~712. 唐)이 세운 것이다. 『화엄오교장 華嚴五敎章』에서 말하기를, “교敎를 나누어 종宗을 연다는 것은, 그 가운데 두 가지가 있으니, 처음은 법法에 나아가 교를 나눈 것인데, 교의 종류는 다섯 가지가 있다. 뒤에는 이치(理)로서 종을 여는 것인데, 열 가지가 있다. 처음 말한 법문은, 성스런 교법이 만 가지 차별이 있으나 요약하면 단지 다섯 가지이니, 첫째 소승교, 둘째 대승시교, 셋째 대승종교, 넷째 돈교, 다섯째 원교다”고 하였다.
➀ 소승교小乘敎는 우법愚法인 성문교聲聞敎이며, 소승의 근기에 대하여 말씀하신 사제법문, 십이인연 등『아함경』의 가르침이 여기에 속한다.
➁ 대승시교大乘始敎는 분교(分敎 : 부분을 설하여 원만하지 않은 가르침)이며, 소승이 처음 대승에 들어가도록 열어 보인 가르침인데(大乘의 初門) 두 가지가 있다. ❶ 상시교相始敎는『해심밀경』 등에서 말씀하신 가르침이다. 모든 법은 다 같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며, 만유는 모두 주체와 현상의 구별이 있다는 교법이다. 중생을 다섯 가지 성품으로 분류하고(五性各別說 : 무성종성 ‧ 성문종성 ‧ 연각종성 ‧ 부정종성 ‧ 보살종성) 법의 현상(法相)에 대하여 광범위하게 논했지만 법의 본성(法性)에 대해서는 조금만 논하였고, 단지 생멸하는 현상의 법 위에서 아뢰야식의 연기를 논했기 때문에 ‘현상으로 시작하는 가르침〔相始敎〕’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❷ 공시교空始敎는『반야경』등에서 설하신 가르침으로 일체의 현상은 모두 일정한 실체가 없으며, 일체가 본래 공하다는 것이다. 이 가르침은 단지 상을 깨뜨리고 집착을 버리게 하는 공의 뜻을 밝혔을 뿐이고, 아직 대승법의 도리를 다 드러내지 않은 것이므로 ‘공으로 시작하는 가르침〔空始敎〕’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➂ 대승종교大乘終敎는 실교實敎 ‧ 숙교熟敎 ‧ 종교終敎라고도 한다. 진여가 연緣을 따라서 물들거나 청정한 모든 법을 일으키지만 그 본체는 본래 스스로 청정하다는 가르침이다. 그러므로 이승二乘 및 일체중생은 모두가 마땅히 부처를 이룬다는 것이며, 『능가경』『승만경』『대승기신론』 등에서 말씀하셨다. 이 가르침은 법의 본성에 대하여 많이 논하고 법의 현상에 대해서는 조금 논하였다. 법의 현상을 논한 것 역시 모두 법의 본성으로 돌아가게 하고, 팔식八識을 논한 것도 여래장如來藏으로 통하게 하였다. 연緣을 따라서 성립하지만 생멸과 불생멸의 두 뜻을 갖추어 대승의 지극한 말씀을 이미 다하였으므로 ‘대승의 마지막 가르침〔大乘終敎〕’이라고 부른다.
➃ 돈교頓敎는 말과 글을 세우지 않는다. 단지 진실한 본성을 판단하여 의혹을 끊거나 도리를 증득하는 계위를 만들지 않고, 단박에 닦고 단박에 깨닫는다는 가르침이다.『유마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이 가르침은 시교와 종교가 점차로 닦아 이루는 것과는 다르고, 또한 원교가 원만히 밝고 덕을 갖추는 것과도 같지 않기 때문에 하나의 교를 따로 세운 것이다.
➄ 원교(一乘圓敎)는 일승의 완전한 교법을 말씀하신 것이다. 성품이 바다와 같이 원융하고, 연을 따라 일어나서 무진법계를 이루며 피차가 걸림이 없으니, 서로 따르고 서로 들어가며, 하나가 곧 일체이고 일체가 곧 하나로서 십신十信이 마음에 가득하면 곧 정각正覺을 이루니, ‘원만하다’는 가르침이다. 이는 『화엄경』‧『법화경』 등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이 교법은 별교일승別敎一乘과 동교일승同敎一乘으로 나눈다. ❶ 별교일승은 모든 교를 초월하여 원융하고 부사의한 법문을 말씀하신 『화엄경』을 가리키며, 삼승의 교법과 크게 다르므로 별교일승이라 부른다. 이것은 현수가 세운 원교이다. ❷ 동교일승은 『법화경』은 이승을 열어서 모았지만 그 말씀이 삼승(성문 ‧연각 ‧보살)을 설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동교일승이라 부른다. 이것은 천태종의 원교이다. 『佛光大辭典』
출처 : 인터넷 전법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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